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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 【펌】머리는 운동을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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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06-04 10:28 조회1,8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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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는 운동을 좋아해
평택여고 배드민턴부의 운동예찬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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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6일 오후 6시, 경기 평택시 평택여고의 체육관. 배드민턴 코트에서 빨간색 운동복을 입은 학생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셔틀콕이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사이 학생들은 수없이 달리고 점프하고 팔을 뻗었다. 각종 비명소리와 웃음소리는 추임새다. 운동을 마친 학생들의 머리칼은 흐트러졌고 땀이 흐른 얼굴에 물기가 비쳤다. “지치지 않느냐”는 물음에 “운동한 뒤에 몸이 더 개운하다”고 합창을 한다. 평택여고 배드민턴 동아리 ‘콕순이’ 회원들이다.

콕순이들은 지난해 처음 라켓을 잡았다. 평택시 대회 우승, 경기도 대회 우승, 전국 대회에서는 3등을 했다. 1, 2등은 선수 경험이 있는 학생들로 구성돼 있었던 탓에 일반 학생들로서는 최고상을 받은 셈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올해 새학기를 시작으로 매일 저녁 6시, 체육관에 모여 배드민턴을 한다. 공부할 시간도 모자란데 이들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라켓을 잡는 이유는 “공부가 더 잘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말 운동은 공부를 돕는 걸까?

체력 운동,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을 두 배로 늘리는 힘

“고3은 체력 싸움이라고 하잖아요. 독서실에서 친구랑 똑같이 공부를 해도 그 다음날 컨디션이 달라요. 오래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아요.”(3학년 임아현)

14명(1학년 6명, 2학년 5명, 3학년 3명) 콕순이들은 만장일치로 “운동을 하면 몸이 피곤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다은(3학년)양은 “운동하기 전에는 야자 끝나고 집에 가면 바로 졸렸는데 이제는 1시까지 끄떡없다”고 말했다. 콕순이들의 아빠, 연종철 교사는 “아침에 교문지도를 할 때 보면 콕순이들은 표시가 금세 난다”고 말한다. 빠듯한 일상에 지친 기색이 역력한 여느 학생들과 표정이 밝고 씩씩한 콕순이들의 차이가 확연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운동은 ‘엉덩이 힘’을 기르는 데 좋다. 길재호 경희대 스포츠의학과 교수는 “1000cc 자동차는 언덕을 올라갈 때 힘에 부치지만 3000cc 자동차는 거뜬하다”며 “하룻밤만 새워도 맥을 못 추는 1000cc의 체력을 사흘 강행군에도 끄떡없는 3000cc의 체력으로 만들어주는 게 운동”이라고 말했다.
배드민턴이나 걷기,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하면 세포 하나가 포함하는 산소의 양(산소 포화도)이 는다. 산소는 우리 몸속에서 포도당과 합쳐져 에너지를 만드는데 산소의 양이 많은 사람이 훨씬 많은 에너지를 만든다. 자동차로 치면 배기량이 느는 셈이다. 심준영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스포츠심리학 전공)는 “사람의 세포에서 산소가 포도당과 합쳐져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곳이 미토콘드리아인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이 미토콘드리아의 수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많다”며 “운동하는 사람들은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을 두 배로 늘리고 싶다면 운동을 하라.

집중력 운동, ‘나쁜 머리’도 진보할 수 있다

“운동하기 전에는 야자 시간에 엄청 졸았거든요. 선생님한테 혼나는 일도 많았어요. 그런데 배드민턴 하고 난 뒤부터는 잘 안 졸게 돼요.”(1학년 이정은)

저녁 운동을 통해 야자 시간에 조는 습관이 사라졌다는 콕순이들도 많았다. 정은비(1학년)양은 “운동하고 나면 정신이 맑아지고 공부할 때 집중이 잘된다”고 말했다.

운동을 하면 집중력이 좋아진다는 것은 이미 정설이다. 김영보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부소장은 “운동을 하면 뇌에 흐르는 피의 양(혈류량)이 크게 느는데 이로써 뇌는 최상의 컨디션이 된다”며 “두뇌활동이 활발해지면 학습 능률은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하버드대의 한 교수가 미국 시카고의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의 예를 들었다. 수업 시작 전에 40분씩 운동장을 뛰도록 하자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운동한 학생들의 성적이 크게 올랐다는 것이다.

김 부소장은 또 “지금까지는 뇌세포가 죽기만 할 뿐 새로 생기지는 않는다는 게 정설이었는데 운동을 통해 뇌세포가 새로 생성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특히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에서 뇌세포가 생기므로 학생들의 학습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장래혁 한국뇌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뇌에서 집중력 등의 학습과 관련된 기능을 담당하는 곳은 전두엽인데 운동을 통해 전두엽의 크기가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일리노이대 아서 크레이머 박사의 연구로, 그는 운동을 하면 그 결과로 늘어난 ‘신경성장 유발물질’들이 전두엽의 크기를 키운다고 주장했다. 성적이 안 오르는 이유를 ‘나쁜 머리’에서 찾는 이들이 솔깃할 얘기다.

정신력 운동, 슬럼프를 예방하는 힘

“하루 종일 같은 자세로 앉아서 수업 들으면 스트레스가 쌓이는데 배드민턴 치면 기분이 확 좋아져요. 화날 때도 셔틀콕 때리면서 기분 풀고요.”(2학년 이혜림)

스트레스가 많은 콕순이들의 벗 역시 운동이었다. 유문선(3학년)양은 “원래 기분이 오락가락하는데 운동하면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게 됐고 슬럼프에 빠지는 일도 거의 없다”며 “해야 할 일이 엉켜서 머리가 복잡하면 당장 밖에 나가 운동하고 싶어질 때가 많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는 공부의 적이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만사 다 귀찮아지는’ 순간 공부는 멀어진다. 이때 운동이 필요하다. 김영보 부소장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하면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의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는데 운동을 하면 반대로 세로토닌의 수치가 올라간다”며 “마음의 상태가 긍정적이 되면 공부하는 데도 집중이 잘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운동을 한 뒤 오히려 피곤함을 느끼지 않는 것도 호르몬 때문이다. 길재호 교수는 “조깅을 할 때 처음에는 힘들어도 15~20분 정도만 지나면 팔이나 다리가 저절로 운동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되는데 이게 일종의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며 “그때 분비되는 게 엔도르핀 등의 호르몬으로 이를 통해 행복감, 만족감, 성취감 등을 느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긍정적인 감정들은 학습 동기를 북돋우는 데 좋은 구실을 한다. 적극적으로 생활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유문선양은 중고교 6년 생활을 통틀어 올해 처음 반장이 됐다. “원래 되게 소극적인 성격이었는데 운동하면서 성격도 좀 밝아지고 친구들한테 먼저 다가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평택/글·사진 진명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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